특이한(?) 스타트업

작년말부터 2017년 H1B 비자 취득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글을 쓰려고 했었는데 이제는 H1B도 거의 마무리 단계여서 블로그 내용도 스타트업 생활에 대한 내용을 써보려고 한다. 특히 지금 일하는 회사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모든 회사마다 독특한 점이 있지만 지금 회사는 다음과 같은 면에서 조금 더 특이한 것 같다.


  • 스타트업이지만 사장이 돈이 많아서 2~3년간은 투자가 필요 없다고 한다. (세상에 돈 많은 사람이 많기에 이것은 그다지 특이하지는 않다)
  • 내가 입사하기 전에 있던 Director of IT는 코딩을 하나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다른 개발자들이 있고 관리만 하는 직책이었다면 이해가 가는데, 그 사람의 주요 책임이 코드를 유지 보수하는 것이었다)
  • 입사한 지 6개월 정도가 되었지만 제품이 하나도 없다. 나로 인한 매출은 0이지만 월급은 올라가고 있다. (물론 내 잘못으로 제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 샌 루이스 오비스포에 멋진 사무실이 있지만 직원 1명만 있고 텅 빈 채로 수 개월간 방치되어 있다. (사무실을 로스앤젤레스로 옮기려는 중이지만 6개월간의 방치는 좀 긴 것 같다. 샌 루이스 오비스포에 방치 되어 있는 내 허먼밀러 에어론 의자 ㅠㅠ)
  • 내가 입사했을 때 직원이 20명 정도라고 했는데 전체 메일로 인사하려고 했더니 회사에서 하지 말라고 말렸다. 지금 와서 보니 대부분 잘리거나 그만두고 남은 사람이 몇 안 된다. (회사는 이렇게 될 줄 예상하고 인사를 말렸던 것 같다)
  • 전세계에서 교통 체증이 최고 수준이라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사장은 길에서 많은 시간을 낭비 소비한다. 뉴 포트 비치(사장 집) - 센추리시티는 편도 1시간 반, 센추리시티 - 샌 루이스 오비스포는 편도 3시간인데 2주에 한 번 정도는 샌 루이스 오비스를 다녀온다. (사장하기도 쉽지 않은 것 같다)

  • 작년말부터 타주에 있는 회사와 조인트 벤처 회사를 새로 만들었지만, 3개월간 아무런 결과가 없자 그 회사를 버리고 다른 회사와 파트너쉽을 맺으려고 하고 있다. (3개월 만에 버린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같이 일할 회사에 대한 사전 조사가 부실했다는 점이 이상하다)
  • 내 직책은 리드 개발자인데 이 조인트 벤처 회사가 깨진다면 당분간 리드할 사람이 없는 나홀로 리드 개발자가 된다. (파트너 회사 개발자 말고 사내 개발자를 달라!!)

글을 쓰기 시작할 때에는 특이한 점을 한 페이지 이상 찾아낼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다음 글에서는 내가 입사 후에 왜 다른 직원들이 줄줄이 잘리거나 그만두었는지 스타트업의 ==피봇(Pivot)==에 대해 적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