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맥스 vs 어벤저스
혹시라도 영화 얘기를 기대했다면 CYMovie 블로그를 추천한다. 어벤저스에 대한 리뷰만 있고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는 아직 한국에서 개봉하지 않은 것 같다.
지금까지 미국 취업에 대한 다소 무거운 주제를 얘기했었는데 오늘은 미국 회사 생활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몇 일 전에 회사 프로덕트 매니저가 전체 이메일을 하나 보냈다. 내용은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 되어서 축하하는 의미에서 영화를 보자는 것이었는데 매드맥스와 어벤저스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투표하라는 것이었다. 영화를 보는 것은 한국에서는 문화 회식이라는 이름으로 가끔씩 했었기 때문에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에서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보러 갔지만 여기서는 낮 12시 영화를 본 후에 영화가 끝나면 바로 퇴근해도 된다는 점이다.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정작 나는 일이 바빠서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투표 결과 어벤저스를 보러 가기로 결정이 되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사장과 사장부인(사장 부인도 회사에서 같이 일하고 있다)은 어벤저스를 따로 본 것이었다. 아무리 사장이라도 다수결의 결과에는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사장과 사장부인 그리고 중요한 전화 약속이 있던 부사장을 남기고 나머지 직원들은 AMC라는 극장으로 향했다.
산타모니카의 장점 중에 하나는 웬만한 편의 시설은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미국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미국에서의 영화 관람료는 $10 정도로 한국보다는 약간 비싸지만 산타모니카의 AMC는 모든 좌석이 전동 리클라이너 소파여서 다리를 쭉 펴고 누워서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영화 관람 후에 짐을 챙기러 회사에 돌아와 보니 책상이 옮겨져 있었다. 회사가 같은 건물 안에서 이사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직원들이 영화를 보는 동안 사장, 사장 부인, 부사장 세 명이 이사를 끝내 놓은 것이었다. 한국에서 일할 때에 팀의 막내라는 이유로 일요일에 회사에 나가서 이사를 했던 경험이 있던 나에게는 신선한 경험이라고 할까?
단순히 하루동안에 일어난 에피소드에 불과하지만, 실리콘 비치에서 개발자로서의 생활이 어떠한지를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