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 체험기 - 1편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이라는 말이 있듯이 채용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는 지를 알면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스타트업에 취업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스타트업이 개발자를 구하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회사는 아직도 개발자를 구하는 중이어서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으로 구인 체험기 1편을 적어보려고 한다.

인디드가 여러 가지 장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채용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먼저 고려하는 옵션이다. 왜냐하면 가장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위의 이미지는 인디드에서 Santa Monica 지역에서 Front End Software Engineer로 검색한 결과인데, 위로부터 세 개까지는 분홍색으로 Sponsored로 되어 있는데, 이 것을 클릭할 때마다 클릭당 $0.25 ~ $1.25 정도의 비용만 내면 된다. 이것은 구직자가 직접 클릭해서 지원할 경우이고 반대로 회사에서 이력서를 검색해서 개발자에게 연락할 경우에는 한사람당 $1.00의 비용만 내면 된다. 회사의 입장에서 최상의 시나리오의 경우 $0.25만내고 사람을 채용할 수 있으니 이보다 경제적으로 더 효과 있는 구인 방법은 찾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물론 Craiglist 나 블로그 등을 통해서 공짜로 할 수도 있겠지만 전문 구인 사이트 중에서는 인디드가 최저 비용이 아닐까 한다.

인디드의 단점으로 얘기되어지는 것 중에 하나가 구인 광고 중에 가짜 광고가 많이 있다는 것인데, 그 원인이 영주권 때문이라고 한다. 나름 일리가 있는 것 같은데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려면 먼저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미국인이나 영주권자를 채용하려고 했는데 채용하지 못했다는 것을 이민국에 증거로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지역 신문 구인란에 광고도 내고 잡사이트에도 광고를 내야 한다. 그래서 무료로 구인 광고를 올릴 수 있는 인디드에 가짜 광고가 많이 있을 수 있는 것 같다. 반대로 얘기하면 진짜 구인 광고를 찾아서 지원하려면 Sponsored 광고 중에서 찾거나 아래 설명하는 대행 업체의 광고를 찾으면 된다.

이와 비슷한 서비스가 많이 있을 것 같은데 우리 회사가 사용한 서비스가 Authentic Jobs이다. 간단히 얘기하면 구인 광고를 홈페이지, 인디드,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대신 올려주는 서비스이다. 60일 동안 광고를 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299이다. 대신 인디드에 올리는 광고는 무료 포스팅이기 때문에 검색 결과 상단에 표시되지는 않는다. 광고를 올린지 2~3일 만에 3000뷰를 기록하는 등 광고의 효과는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 지원한 사람은 15명 정도이고 지원한 15명도 경력이 거의 없거나 1년 미만이라서 필요한 사람을 구하지는 못했다. 전문 리크루터의 말을 빌리면 지금이 시기적으로 사람을 구하기 힘든 때라고 하니 좋은 개발자를 찾지 못한 것은 이 사이트만의 잘못은 아닐 수도 있겠다.

몇 달 전 구직을 하면서 새롭게 알게된 사이트이다. 원래 이 회사는 San Francisco에 있는 스타트업인데, 자기들이 실리콘밸리 지역의 스타트업이라서 그런지 스타트업 회사와 스타트업에 취업하려고 하는 개발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구직자의 입장에서 좋은 점은 연봉, 혜택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아래 그림은 몇 달 전 인터뷰 요청을 받았던 San Francisco에 있는 한 게임 스타트업이다. 연봉과 스탁옵션 유무를 볼 수 있고 최종 연봉은 인터뷰 과정에서 더 올라갈 수도 있다. 건강보험, 점심제공, 기타 혜택도 잘 정리되어있다. 내가 원하는 조건을 미리 정해 둘 수도 있다. 특별한 정보 없이 무조건 지원한 후에 인터뷰를 하면서 알아가야하는 인디드보다는 구직자의 짐을 한 단계 덜어준 느낌이랄까?

또한 Hired를 통해서 취업을 하면 $2,000을 보너스로 준다. 회사에게 좋은 점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구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Hired는 채용된 개발자 연봉의 15%를 수수료로 받고 있는데, 계산이 쉽게 연봉이 $100,000이라고 하면 Hired가 $15,000을 회사로 부터 받아서 그중에 $2,000을 구직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15%가 크다고 볼 수도 있지만 다음에 쓸 에이전시에 비하면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혹시 아직 Hired를 가입하지 않았는데, 가입하고 싶다면 아래 추천 링크를 통해서 가입해주시면 감사^^ 물론 가입뿐만 아니라 모든 구직 서비스는 무료이다.

추천 링크

  • 에이전시

에이전시는 워낙 많아서 일일이 다 나열할 수는 없지만 보통 채용된 사람 연봉의 25% ~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협상을 잘하면 20%까지는 낮출 수 있다. 연봉이 $100,000이라고 하면 수수료가 $20,000 ~ $30,000정도 드는 것이다. 유명 할인점 Costco의 최저 임금이 시간당 $11.50, 연봉으로는 $23,920이니 수수료만으로 한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는 정도이다. 그 중에 가장 안좋은 경험이 있던 곳을 소개하자면 CyberCoders라는 곳이다. 구직자에게는 각 언어별 스킬 레벨까지 입력하도록 하지만 정작 필요한 정보는 제공해 주지 않는다. 사이버코더스 리크루터가 The Honest Company에 지원해보겠냐고 연락이 와서 알겠다고 얘기를 했는데, 그 뒤에 지원했는데 잘 안되었다든지, 아니면 아직 대답을 기다리는 중이라든지 등의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회사로서는 더 안 좋은 경험이 많은데, 우선 수수료가 연봉의 30%이다. 그리고 인디드에 구인 광고를 올리면 그 회사 이름을 가지고 링크드인에서 검색을 해서 그 회사를 다니는 모든 사람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한다. 한 사람만 그러는 것이 아니고 거의 회사의 모든 직원이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하는 것 같다. 전화 받는 것이 귀찮아서 내 링크드인 프로필에서 전화번호를 아예 지워버렸다.

글을 맺으며...

이번 채용 과정 중에서 안타까웠던 일이 있는데, 인근 한국 회사(미국지사)에 다니고 있는 개발자가 회사에 문제가 있어서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었는데 H1B 트랜스퍼가 필요했다. 우리 회사는 처음엔 H1B 를 고려하지 않았었는데, 사장에게 에이전시 수수료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드니까 트랜스퍼를 해 주자고 설득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영어가 안되어서 부담스럽다고 한다. 사장과 다시 얘기해서 영어가 부족한 것도 괜찮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런데 결국 그 개발자는 지원 자체를 하지 않았다. 말 못할 어떤 사정이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얻을 수 있는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