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처음이자 마지막 출장

새로운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지 3개월만에 출장을 다녀왔다. 짧은 출장이었지만 많은 것을 알게된 시간이었고 3개월간의 나를 돌아볼 수도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출장을 간 곳은 Alabama주에 있는 Mobile이라는 도시다. Alabama도 낯선 곳인데 Mobile이라는 곳에 다른 일로 다시 올 일이 있을까 싶다. Alabama라는 주 이름도 주도인 Montgomery에 현대차 공장이 있어서 이름만 들어본 곳이다. Mobile에는 최근 Airbus 조립 공장이 들어와서 A320 계열의 중소형 비행기를 조립한다고 한다. 위치는 Alabama주에서 남쪽에 있고 바닷가에 접해 있다. Alabama에 속한 도시 중에서 인구수로 볼 때 세 번째로 큰 도시이지만 20만명이 되지 않는다.

이 번 출장의 목적은 이 곳에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와 우리 회사가 합작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그 중에서 나의 역할은 그 회사의 개발자들과 어떻게 협업을 할 것인가를 계획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사람들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일을 해왔으며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데, 주어진 이틀의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던 것 같다.

세 명의 개발자와 만났는데 모두 인도인이었고 University of South Alabama에서 대학원 과정을 한 명은 하루 전에 졸업을 했고 나머지 두명은 아직 학생으로 공부하는 중이었다. 일주일에 2일은 수업을 듣고 3일은 일을 하고 있었는데,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수업료를 낼 수 있냐고 물어보니까 직업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기들은 일해서 번 돈으로 수업료를 내고 있다고 한다. 대학원에 한국인은 혹시 없는지 물어봤지만 최소한 자기 클래스에는 없었다고 한다. 유학을 통해서 미국 취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Mobile 같은 도시로 오는 것은 어떻겠냐고 물어봤더니 IT 회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취업이 쉽지는 않다고 한다.

세 명 모두 인도에서 개발자로 일하다가 취업을 위해서 미국 대학원을 온 것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개발자로의 경험이 별로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우리의 주력 제품은 안드로이드 기반인데 이 친구들은 안드로이드를 거의 처음 접하는 친구들이어서 기본적인 질문을 몇 가지 해보았는데 잘 몰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바 경력은 꽤 있기 때문에 가이드만 잘 해주면 될 것 같다.

출장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현지 음식이다. Fellix's라는 시푸드 음식점에 갔는데 특이한 것은 악어를 볼 수 있는 자리가 따로 있다는 것이었다. 밥 먹으면서 왜 악어를 봐야하는 지는 잘 이해가 되진 않았고 또 그날은 악어가 활동이 없어서 실제로 보지는 못했다. 또 Dreamland라는 바비큐 전문 식당을 갔었다. 립이 전문이라는데 소스가 일반 소스보다 더 빨갛고 약간 더 느끼했다.

국제선 비행기에는 보통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있어서 영화를 볼 수 있지만, 국내선인 경우에는 없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 탄 비행기에는 스크린은 없었지만 자신의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다. 항공사 입장에서도 개별 모니터를 설치 않아도 되기에 큰 비용 부담 없이 설치할 수 있는 것 같아. 다만 한 가지 귀찮은 것은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제공되지 않고 각자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덕분에 한국영화 암살을 재밌게 보았다.